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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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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572 작성일 2007-07-19 0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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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토마토로 희망찾은 산너울농장
작성자 관리자
내용

2007년 7월 19일 중앙일보 조인스 인터넷 신문에 보도된 내용입니다.
최고가 토마토 생산하는 1급 장애인 김시화씨

“가장 비싼 토마토 재배로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18일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 산너울농장. 전동휠체어를 탄 농장 주인 김시화(48)씨가 막 수확한 토마토를 크기별로 나눈 다음 하나씩 수건으로 닦아 상자에 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김씨가 재배한 토마토는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최상품 대접을 받는다. 매일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토마토보다 3000원(5 1상자 기준)을 더 받고 중매인에게 넘긴다. 품질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토마토 농사에 뛰어든 것은 2005년. 춘천농공고를 졸업한 뒤 건설공사 현장을 떠돌던 그는 1998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못 쓰는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실의에 빠진 김씨는 6년 동안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는 게 유일한 나들이였다.
그러다 2004년 8월 화천군에서 지원해준 전동휠체어가 김씨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외출이 다소 자유로워지면서 더 이상 무기력하게 지낼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부인 고영애(46)씨와 친구, 면사무소 직원 등의 격려와 도움을 받아 농군으로 제2 인생을 시작했다.

2005년 1350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짓고 방울토마토를 심었다. 어릴 때 농사일을 거들고, 농업학교에서 배웠지만 모든 것이 낯설었다. 처음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새벽 5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비닐하우스 밭에서 토마토와 씨름했다. 밭에 나가기 전 30분 정도의 물리치료, 하반신의 혈액순환을 위해 점심 먹고 1시간 정도 누워 있는 것이 그가 유일하게 쉬는 시간이다. 오랫동안 전통휠체어를 타고 일해 엉덩이에 욕창이 생기기도 했다.

김씨는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지형진(50)박사의 지도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환경농법으로 토마토를 기른다. 땅에 볏집과 쌀겨·목초액을 뿌려 지력을 높이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달걀 노른자를 활용해 만든 난황유, 달걀 껍질로 만든 난각칼슘, 현미식초와 각종 미생물을 만들어 토마토에 뿌렸다.

이렇게 해서 첫해는 경비를 제하고 1500만원을 벌었다. 지난해 1350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더 짓고 방울토마토와 청양고추를 심었지만 고추값 폭락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올해는 비닐하우스 면적을 늘려 2모작 체제를 갖추고 품종을 조리용 토마토인 ‘오피라’로 바꿨다. 방울토마토보다 일손이 적게 들어가는 데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토마토의 90% 이상인 식미용과 달리 단단하고 보관성이 좋아 전망이 좋다는 친구의 권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씨의 토마토도 처음에는 제 대접을 받지 못했다. 6월 8일 첫 출하한 것은 4500원, 그 다음 것은 4000원을 받았다. 세 번째 출하된 토마토의 품질을 알아본 중매인이 화천으로 달려왔다. 가락시장에서 최고값을 주겠다며 올해 수확이 끝날 때까지 토마토를 공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씨의 토마토는 중매인을 통해 주요 호텔과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으로 납품되고 있다. 중매인 김대휘(41)씨는 “김씨 토마토는 잘랐을 때 내용물이 흐르지 않고 다른 오피라보다 차지고 맛있다” 며 “품질이 균일하게 좋아 클레임이 없는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산너울농장은 12월초까지 2만 상자의 토마토를 생산해 2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생산비용을 뺀 순익만 1억3000만원을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주위의 도움으로 자포자기 상태에서 벗어나 자식들에게 떳떳한 아빠가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 더 연구하고 노력해 명품 토마토를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화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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