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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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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52 작성일 2001-10-11 03: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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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천군 하남면 원촌2리에 생산지견학을 다녀와서
작성자 생협수도권연합
내용
지난 여름 저희 생협수도권연합의 한 회원조합인 주민생협에서 화천 원촌리에
생산지 견학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그동안 생산지견학을 갔다와서
회원들이 쓴 글을 정리하던 도중 주민생협에서 보내온 견학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 도와주셨던 생산자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늦게나마 견학문을 보냅니다.

화천 흑향미, 고냉지배추 생산지를 다녀와서
주민생활협동조합 이 문숙 조합원

매년 7월17일은 '주민생협 낙생지구 생산지견학의 날'로 정해놓고 실행해 온 지
벌써 여러해가 되었다. 올해도 예외없이 지구회의를 통해 생산지 견학을 가기로 했다.
장소는 화천! 거리가 조금 멀다는 이유로 다소 꺼려지기는 했지만, 흑향미나 배추가
워낙 중요한 품목이기도 하고, 생산자분도 워낙 좋으신 분이라는 이유로 결정이 되었다.
(사실은 통돼지 바베큐와 물놀이의 유혹이 더 켰는지도 *^.^*)

생활재 공급편에 쪽지를 돌려 홍보하고,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함께 가자고
권해서 45인 좌석을 다 채울 수 있었다. 견학가리고 한 날은 점점 다가오는데, 날씨의
변덕으로 온통 일기예보에 신경이 쓰였다. 다행히 17일부터는 맑을 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15일 아침에 뉴스를 보니 서울, 경기, 강원 서부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많은 피해가 났다는 것이 아닌가? 속으로는 겁도 나고 생산지 견학을 취소해야하나
하는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날씨가 풀려서 견학가기 하루전날 확실히 떠나기로 결정하고, 편한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했다. 일반 조합원으로서 참가할 때와는 달리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걱정과 부담이 컸지만, 생산자분께 드릴 선물도 챙기고, 가면서 먹을 떡과 평소엔 하지않던
장조림, 호박전 등을 하느라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드디어 7월17일 화천 생산지 견학하는 날. 아침 8시 30분에 화천을 향해 미금역을 출발했다.
간단한 인사와 일정을 알리고 강낭콩을 넉넉히 넣고 한 백설기를 맛있게 먹으며 갔다. 화천에
도착한 것은 11시 30분이 지나서였다. 흑향미 산지를 가자니 버스로 20분, 다시 트럭을 타고
10분정도 더 들어가니 화천댐 바로 밑에 큰 논이 있는데, 약 3천평이나 된다고 한다. 주변엔
산과 내가 흐르고 논밭이 하나도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환경농산물인증을 받기 위하여 산지를
외딴 곳에 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간접피해(다른 논밭에 뿌린 농약이 바람에 날려 올 수 있음)를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삭이 15∼20㎝쯤 올라와 있었고, 비교적 키도 키고 깨끗하게 잘 자라는 벼 사이에 피도 별로
없는데, 개구리니 각종 곤충은 많았고 물 속엔 우렁이들이 새까맣게 모여 있었다. 약 일주일 후면
벼 이삭에 색깔의 변화가 있을 거라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일반쌀과의 차이점을 알 수가
없었다. 화천댐의 풍부한 물을 이용하여 빨리 벼를 키워(밤엔 물을 대고 낮엔 빼줌) 약 한달 후면
우리에게 햇흑향미를 공급해 줄 수 있을거라 한다.
흑향미 논을 돌아보고 도착한 곳은 공터, 천막을 치고 숯불을 피워놓고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즐거운 점심시간, 이른 아침부터 출발하느라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한 우리 조합원 가족들은 맛있는
도시락과 흑돼지 고기(숯불구이)로 즐겁게 점심을 먹었다. 술과 음료까지 잔뜩 준비해 주시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푸짐한 점심식사를 하며 생산자 분들과 자연스럽게 대화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아이들은
물놀이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같이 가신 조합원 남편께선 고기를 구워 여기저기 나눠주셨다.
김남영 생산자님은 오늘 북한 농민들과 함께하는 모임에 화천군 농민 대표로 참석하기로 하셨는데,
우리를 맞아주시기 위해 북한에 가시는 것을 포기하셨다고 한다. 함께 하신 백재관 생산자님의 말씀엔
힘이 있고 의지가 있어 보였다.
화천에는 5명의 유기농 생산자분이 계시고, 흑향미와 고랭지 배추, 무, 더덕 그리고 황기와 감자를
생산하신다. 지난번 우리가 특별 공급받은 감자가 바로 화천에서 생산된 것이다.
우리의 농촌에 이렇게 젊고 뜻있는 분들이 있는 한 미래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농촌의 미래는 환경 농업에 달려 있다. 길은 그것이다."라는 김남영 회장님과 총무님의 말씀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모든 일정을 정리하고 준비해간 선물도 전달하고 화천을 출발했다. 늦은 시간에 성남에 무사히
도착하고 나니, 지금까지 안전하게 태워주신 기사분께 고맙고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화천을 다녀와 느낀 것이, 그곳에 우린 공장이란 것을 본 기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푸르고 높은 산,
맑은 물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청정 구역이고, 게다가 농약을 전혀 치지 않고 뚝심으로
농사를 짓고 계신 생산자님이 계시니 절로 감사의 마음이 느껴진다. 또한 화천군에서도 여러 가지
도움을 주셔서, 과연 정부도 이제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동시간이 너무 길어 실지 견학시간이 짧았다는 것과 더운 여름에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제 곧 무더위가 시작된다. 더위가 가기 전에 강원도 화천에서 생산되는 황기를 더 많이 이용해
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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