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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81 작성일 2001-07-26 06:4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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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는 정말 부패한가?(토론요망)
작성자 공직협
내용
이름:好時節
2001/7/25(수)

우리는 정말 부패한가?(토론요망) (펀글)

부패지수 91개국 중 42위

전세계의 부정·부패를 조사하는 단체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91개 국가 중에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42위로 나타나 아직도,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비율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이승만부터 현 김대중정권까지 매년 대통령들의 연두기자회견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 중 하나가 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해야 한다는 것이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초기에는 정치권과 공무원에 대한 부정·부패 사정에 들어가는 것을 보면, 부정·부패의 뿌리가 깊음을 알 수 있다.

7월 22일 방송되었던 KBS의 <추적60분(진행:배대준 일 21:50∼22:30)> "위험수위 낙동강 제방사업뇌물 비리"에서 부산 지방국토관리청 하천국(이하 하천국) 공무원 전체가 연루된 비리 사건을 파헤치면서 뿌리깊은 공무원의 뇌물 상납의 현실을 들여다보았다.

10억공사에 1800만원 관행적으로 공무원에게

현재 하천국 공무원 17명중 4명은 구속, 4명은 불구속으로 재판이 진행중이고 수사가 진행될수록 관련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하천국 뇌물 사건이 알려지게 된 이유는 지난 5월 12일에 하천국 공무원 3명에게 현장소장 5명이 관례대로 룸살롱에서 술을 대접하던 중 공무원 한 명이 현장 소장들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뺨을 때리는등 인격적 모독을 당한 한 현장소장의 고발로 알려지게 되었다.

방송된 <추적 60분>에서 현장소장들이 현장감독(하천국공무원)에게 주는 관행적 뇌물의 종류에서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관행의 일부를 알 수 있었다.

10억짜리 공사에서 국과비(관련 공무원 회식 등에 사용)로 200만원, 월례비(매월 일정금액 상납하는 뇌물) 1000만원, 현장지도비(국장이나 과장이 왔을 때 수행비)400만원, 설계 심사비(설계 변경시) 50만원, 준공검사비 100만원으로 약 1800만원의 뇌물이 관행처럼 지출되어지고 있었다. 낙동강 지구가 총 95개이므로 관례적(?)인 뇌물만 하더라도 약 17억원이 매년 뇌물로 지출된 셈이다.

이런 관례적 뇌물뿐 아니라, 일명 "국토청 고스톱"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반 고스톱과는 룰도 다르고 3초 안에 치지 않으면, 무조건 1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 공무원을 위한 고스톱을 밤마다 쳐야 했다고 현장소장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부산 하천국의 비리 사건이 접수되고 검찰에서 하천국에 압수수색을 벌인 결과 공무원들의 책상 서랍에서 총 1550만원의 현금이 나와 이들의 뇌물 관행의 수위를 알 수 있었다.

공무원이 현장소장 인사권까지

그렇다면 왜 이런 뇌물 상납이 이어지는 것일까? 우선 공무원 수의 부족이 하나의 이유라고 한다. 총 95개의 현장이 있는데, 하천국의 인원은 17명뿐이어서,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고 한다. 실제로 구속 수사 중인 한 공무원은 무려 20개의 현장을 관리하고 있었다.

토목공사의 특성상 공무원의 지시나 결재가 떨어져야 공사가 진행되고 빨리 진행될 수록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데, 공무원이 여러 곳의 현장을 관리 하다보니, 좀더 빠른 공사진행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뇌물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 현장 감독이 현장 소장을 교체할 수 있는 인사권(人事權)을 가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중요 이유였다.

공사비에 뇌물성 항목 들어가 있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공사비에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줄여지가 있는 항목이 들어 있는 점이다. "감독 차량비"라는 모호한 항목으로 공사비에 버젓이 1300만원이나 책정되어 있었다. 감독 차량비라면 기름값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비용은 공사비가 아니라 하천국의 예산에서 집행돼야 하는 것이 상식일텐데, 지금까지 관례라는 이유로 집행되고 있었다.

현장 소장의 말에 따르면, 기름값으로 약 200만원을 공무원들에게 주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감독 차량비가 국가의 공식적 절차하에서 뇌물로 쓰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현장에서는 뇌물 수수가 이루어지고 있어 시공 회사에 큰 부담을 느낄 만도 한데, 낙동강 치수사업의 경쟁률은 700:1로 치열하다고 한다. 한 시공회사 관계자와의 인터뷰에서 "공사비의 67% 정도로 사업을 끝낼 수 있다"라고 해 국민의 혈세로 집행되는 공사비가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천국 뇌물 예산 내역서

더욱 놀라운 일은 "2001년 하천국국과비 예산 내역서"라는 뇌물 수입 내역서가 발견된 것이었다. 단순히 몇몇 개인에 의해 뇌물 수수 관행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국(局)전체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점이다. 내역서에는 각 회사마다 할당된 금액이 적혀 있었고, 완납한 회사는 체크가 되어 있어 하천국의 비리 수준을 알 수 있었다.

국전체가 이렇게 뇌물 수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도, 전·현직 국장들은 모른다고만 할 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자신들을 변호할 뿐이었다.

이번 사건은 뇌물이라 하면 개인에 대해 이루어진다는 사회적 통념을 깨고 관련 공무원 전원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하천국처럼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는 다른 공무원들에서도 이와 같은 뇌물 수수관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생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의 뇌물 관행을 고발한 현장소장은 이번 일로 이제는 다시 다른 현장에서 일할 수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고발한 이유는 "아내와 자식에게 떳떳하고 싶어서였다"라고 한다.

너무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다?

아마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두번쯤은 불법인 줄 알지만, 관행이라는 이유로 좀더 편안한 방법을 찾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부의 비리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특수한 인간적 유대관계로 인해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이번의 하천국과 같이뇌물 비리가 계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이고 생각된다.

"너무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다"라면서 어느 정도의 관행을 인정하려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총체적 위기는 물이 너무 맑아서가 아니라, 물이 너무 더러워서 물고기가 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이번 사건 보도를 개기(開基)로 공무원사회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오는 여러 가지 비리를 끊을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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